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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5-13
  • 이돈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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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통하다

                                                                              -시인 이돈권

이돈권 시인

어버이날 독일에서 공부하는 아이가

영통하고 싶다는 말에 온 가족이 얼굴 보면서 

바로 곁에 있는 듯 대화하였다

어제는 아파트 임대 건으로 영통하자고

대학 여자 후배로부터 연락이 왔다

지나 나나 세월이 부풀려 놓은 퉁퉁한 얼굴로

지난 반세기를 웃고 떠들면서 이야기하는데

느닷없이 우리는 지금이 더 잘 통하네요 한다

의아해하는 나에게

그녀는 대학 시절부터 나랑 통하고 싶었단다

이미 임자 있던 나였기에 

대놓고 말할 순 없었지만 늘 마음속으로 

통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아뿔싸! 그래서 그렇게 나에게 밝았구나

여리고 착한 후배로만 생각했는데

지 속에 갖고 있던 속마음 한마디 꺼내지도 못하고 

그렇게 부러 명랑한 척만 했었구나

그래서 지금도 가끔 통화할 때마다

목소리가 아니라 영혼이 통하는 대화,

꼭 영통을 하고 싶었던게구나


이돈권 시집 『희망을 사다』(천년의 시작. 2019), 『그대 내 마음에 넘쳐날 때』(천년의 시작,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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