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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4-23
  • 윤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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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월이 되면 나의 첫 직장인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에 첫 발을 내딛었을 때의 순간이 떠오른다. 

윤상은

설레고 떨린 마음을 붙잡고 형형색색의 교복을 입고 까르르 웃고 있던 많은 장애학생들을 처음 마주한 그 순간이다. 

서로 다른 학교 다른 특성을 지닌 그들이 우리센터에 와서 직업체험이란 것을 하게 된다. 

처음 한데 어울려 자기소개를 갖는 시간에 많은 학생들에게 꿈을 물어보면 “가수, 모델, 경찰... 혹은 꿈이 없어요, 하고 싶은 것이 없어요.”라는 대답이 많았다. 그들의 대답을 통해 나는 다짐하곤 했다. 

내가 학생들에게 큰 변화를 줄 순 없더라도 우리센터에 온 이 순간만큼은 다양한 직업체험을 통해 꿈을 찾아가도록 노력해야지 하는 것이었다. 또한 직업을 찾는데 어렵고 두렵다기보다는 흥미와 관심을 갖길 바랬고, 직업을 갖는 것이 결코 어렵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

고등학교 1학년은 일주일에 3일, 2학년은 한 달에 8일 그들이 우리센터에 방문하여 직업체험관을 이용하는 일정이다. 짧다면 짧고 길 다면 긴 그 기간에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난다. 

체험을 마친 후 수료식에서 학생 한명 한명의 소감문을 발표하는 시간, 꿈이 없다던 한 친구는 영화관에서 손님들에게 친절하게 인사하며 티켓 안내를 도와드리는 일을 하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또 다른 친구는 센터에 방문한 첫 날부터 직업체험에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한 번, 두 번 반복적인 체험을 하다 보니 박스포장이 재미있다며 흥미가 생긴다는 소감을 발표했다.

아직 한참 하고 싶은 것이 많고 다양한 꿈을 찾아가기에 충분한 우리 장애학생들이 우리센터에서 클린관, 제조관, 서비스관 등 실제 사업장과 유사한 환경을 갖춘 총 5개 직업체험관을 이용하면서 세탁, 주방보조, 부품제조 등 10개의 다양한 직무를 체험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고, 꿈과 희망을 찾아가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우리 인천발달센터는 2017년 2월 개소를 시작으로 2020년 현재까지 약2000여명에게 직업체험 기회를 제공하였다. 

고1학생에게는 직업에 대한 다양한 흥미를 찾게 해주는 것을 시작으로 고2학생에게는 보다 심화되고 체계적인 직업체험을 반복함으로써 고3이 되었을 때 개인의 적성을 찾아 그에 맞는 직업훈련과 직장인으로서 발돋움 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 한참 센터 내 각 체험관에서 꿈 많고 순수한 우리 학생들이 직업체험을 하며 웃음꽃이 피어날 시기인데 아쉽게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장애학생들의 직업체험 기회가 멈춰있어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곧 잠잠해질 코로나19를 이겨내고 다시 우리센터에 와서 직업체험을 통해 꿈과 희망을 찾아가기를 기대해본다.

우리 인천발달센터는 언제나 우리 장애학생들을 위해 두 팔 벌려 환영하고 따뜻하게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고, 앞으로도 많은 장애학생들이 찾아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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