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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2-31
  • 천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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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석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광주에서 처음 추첨에 의해 중학교를 배정 받은 학교가 미션스쿨인 ‘숭의중학교’였다.

일주일에 한번 성경공부하는 시간이 있었고, 교회 출석 카드에 도장을 받아 월 1회 제출했던 기억이 난다.

난 초등학교 재학시절 광주 ‘남동천주교회’에 나간적이 있었다. 그래서 교회에 대한 친근감이 있었던 터라 중학교에 입학하여 교회 나간 것도 자연스런 일이었다.

1974년 수련회(송광사에서)

중 3학년 여름방학 때 ‘광주대인교회’ 고등부 학생회가 아버지 재임하는 해남 송호리로 수련회를 오게 되면서 아버지한테 송호초등학교 교실을 사용하게 해 달라는 건의가 있어, 마침 대인교회 학생회장인 이병하 선배가 광주일고생이었고 아버지는 일고를 좋아하신 관계로 흔쾌히 수락하셨다고 한다.

박종렬 목사님과 고등부 학생회(다락방의 초대 행사를 마치고)

아버지께서 대인교회 고등부 학생회가 타고 갈 버스로 내려 올려면 오라는 말씀을 듣고 그 차로 같이 가게 된 계기로 대인교회를 알게 됐으며, 가는 도중 내 옆자리에 앉아 있던 아주 예쁘고 상냥한 홍은주 누나가 대인교회에 나와 달라는 권유를 해 대인교회에 다니는 계기가 됐다.

다락방의 초대 행사를 마치고

고등학생이 되어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새벽송을 부르며 교인 댁 문앞에서 찬송을 부른 것과 성가대원으로 찬양을 부르던 추억, 년말이면 모든 교인들의 한마당 잔치인 ‘다락방의 초대’ 행사, 고등부 학생회장이 되어 주말마다 주보를 손수 쓰고 등사기로 밀었던 추억, 타 교회 고등부와 체육대회를 했을 때 박종렬 목사님께서 여전도회를 통해 맛있는 음식을 푸짐하게 준비해 주셨던 일, 수련회를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일, 선배님들과 노래방에 가서 흥겹게 노래를 부르던 일 등 많은 추억이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맴돈다.

성가대 모습

1974년 여름 방학 때로 기억한다. 빌리그레함 목사께서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100여만 교인이 모인 가운데 설교를 할 때 대인교회 식구들과 함께 서울에 올라와 며칠 동안 기도와 찬양으로 지샜던 추억도 생생하다.

원래 남 앞에 서기를 두려워했던 소심한 성격이었는데 학생회장이 되어 매주 고등부 예배 때마다 단상에 올라 주보 순서대로 사회를 보면서 남 앞에 서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었고 이후 사회생활을 하는데 커다란 보탬이 되었다.

남 앞에 서는 것이 비교적 자연스럽게 된 것이다.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나로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남 앞에서 연설할 때 떨리지 않고 주저함 없이 하고자 하는 말을 다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곳이 바로 교회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교회를 통해 나의 내성적인 성격이 완전 외성적인 성격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한참 교회에 열성인 어느 날 꾸었던 꿈이 지금도 생생하다. ‘어느 시골 마을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이 붉게 물들더니 악마가 험상궂은 얼굴로 내려보고 있지 않는가! 너무 무서워 땅에 주저앉아 기도하기 시작했다. 오! 주여! 살려주시옵소서! 하고 기도를 하니 붉게 물들었던 하늘이 새 파랗게 변하더니 험상궂은 악마가 사라지고 인자한 얼굴로 빙그레 웃는 하나님이 나타났다.’ 이제 살았구나'하고 깨어나 보니 꿈이었다. 얼마나 생생한 꿈을 꾸었는지 몇십년이 지난 지금도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생생하다.

교회에 미치다 보니 하나님을 보게 된건가? 

세월이 흘러가다 보니 옛 교회 교인들이 그립고 보고파져 연락이 되는 이숙, 김정란, 이분, 홍은남, 김경진, 김용현, 김희중, 홍경은 등 선·후배들과 모임을 만들어 종종 얼굴을 뵈오다 코로나19로 인해 만남이 뜸해진 것이 못내 아쉽다.

나이를 먹어 가다 보면 추억을 먹고 살게 된다고들 말을 한다. 이제 환갑이 넘은지 오래 되었으니 추억을 먹고 살 나이임에는 틀림없을 게다.

세월이 이렇게 빨리 갈 줄 알았으면 좀 더 사려 깊게 살았을 걸 하는 후회도 해본다. 그러나 아직은 정신이 흐리지 않고 건강한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금은 교회에 나가고 있지 않지만 마음 속에는 항상 하나님이 자리하고 있다.

지금 이숙 선배님은 우즈베키스탄 타쉬켄트로 선교 차 가셨고, 김용현은 캐나다로 이민 갔으며, 홍은남 선배님은 나주로 이사 가셔 서울 근교에 사는 사람이 김정란, 이분, 김경진, 김희중, 홍경은 그리고 나인 것 같다. 

이제 코로나도 멀리 갔으니 전처럼 이숙, 김정란, 이분, 홍은남, 김경진, 김용현, 김희중, 홍경은 교인들이 반갑게 만나 옛 고교시절 신앙생활에 대한 정담을 나누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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