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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1-26
  • 최순자 광적 주공아파트 경로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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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늦여름 818

양양에서 가볍게 입국절차를 끝낸 뒤 야쿠티야항공(R3)을 타고, 러시아 땅에 발을 내딛는 순간 우리 선조들의 가슴 아픈 애환과 질곡의 시간들이 밀려와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먹먹함이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 대한노인회 양주시지회 러시아 탐방 기념 사진


자정이 넘어 인시티호넬에 여장을 풀고 여독을 풀었다.

19일 아침 호텔에서 가벼운 조식을 끝내고 옛날 러시아 해군기지였던 곳에 도착.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한다고 함)

2차 세계대전 때 쓰던 탱크며, 전쟁무기들을 보며 황량한 들판을 걸으니 지하8층 깊이의 요새가 있었고 현재도 러시아 해군들이 관리하고 있으며 언제라도 전쟁이 나면 쓸 수 있는 곳 이라고 한다.

다음은 2012APEC 개최지인 루스끼섬 관광에서 바틀리나곶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극동 최대시설과 규모를 자랑하는 극동 연방대학교 블라디보스톡의 심장인 혁명광장 전쟁기념비(영원의 불꽃), 니꼴라이 2세 개선문 금락만과 시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독수리 전망대 건축양식 그리고 아름다운 젊음의 거리 아르바트와 해변공원... 지금은 젊은이들이 거리에서 기타도 치고, 노래와 춤도 추면서 즐기지만 이곳 또한 183713가구의 한인들이 최초로 이주해 생활 터전을 잡았던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문득 내가 너무 늙었나?.....

출발 전 톨스토이의 부활, 돕스토예프스키의 아름다운 사랑과 낭만, 고뇌와 꿈을 꿀 수 없고 가슴이 시리고 황량하기만 한지.....

그러나 아직 내겐 내일이 있음을 상기 시키며 호텔에서 여독을 풀고 러시아 횡단 열차를 타고 닥터 지바고의 라라의 꿈을 꾸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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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조식 후 체크아웃하고 독립운동의 본거지이자 한인 집단촌이었던

우슬리스크의 신한촌 기념비를 찾았다. 이곳에 정착했던 한인들은 37개의 학교를 세우고 신문사 까지 세우며 번창했던 도시였는데 이곳에 역병이 돌기 시작했으니 떠나라는 스탈린의 명령으로 또 정처 없는 곳으로(도처히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쫓겨나 얼어 죽은 사람이 수도 없었다고 한다.

우슬리스크 한인이주 140주년 기념관 고려인 문화센터 고려인 역사관, 민족의 영웅 안중근 의사 기념비, 연해주 독립운동의 최재형 선생의 마지막 거주지 등, 광무 황제의 특사로 네덜란드 헤이그로 파견되었던 이상설 선생의 유해비,

발해 512중 하나인 솔번부 발해 옛성타(바람의 언덕) 고려인 최 강제이주역인 라즈돌리 노예역... 지금도 황량하고 우리나라 1960년대 시골풍경보다 더 서글프고 썰렁하다고 해야 하나?...

20일 저녁9시 블라디보스톡에서 하바롭스키간 760Km의 횡단열차 2층칸에 몸을 실었다.

오늘밤은 제대로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애절한 라라의 꿈을 꾸어볼까?

닥터 지바고는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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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830분경에 하바롭스크역에 도착했다.

아침식사를 끝내고 현지인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중앙시장을 돌며 쇼핑도 하고 소비에트연방국가(구 소련) 창설자인 레닌 광장과 러시아에서 세 번째 규모의 동방정 교회 구세주 성당을 구경하고, 아름다운 아므르의 저녁노을도 보고,

2차 세계대전 전사자 영혼을 추모하기 위한 엄청난 규모의 비석과 일년 12달 꺼지지 않는 불꽃을 보며, 4만 여명이 넘는 전쟁영웅들의 희생에 묵념과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점심 식사후 호텔(인투루두수 호텔)에 돌아와 3시간여의 휴식을 취한 후 822일 마지막 러시아 여행을 체크인하며 공항으로 가는 길에 거대한 아므르강 앞에 있는 꼼소룰끼야 광장이 고풍스럽고 예쁘다.

아므르강이 한 눈에 보이는 우초스전망대, 극동지역의 자연 민속, 고고학 역사자료가 전시된 향토박물관 견학을 했다.

마지막으로 비가 추적거리며 내리는 오후에 러시아 대형마트(쌈베리) 방문하여 약간의 선물을 준비 후 하바롭스크공항으로 이동했다.

이렇게 나의 45일 여행, 한 여름밤의 꿈이 서서히 끝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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